동골라에서 카르툼까지의 여정은 정말 껌이다.
내가 사하라 사막을 트럭타고 3일동안 왔는데 그깟 먼지구덩이 버스쯤이야...
어쨋든 카르툼은 수단의 수도이고, 대부분 국가의 수도는 살기 참 좋게 되어 있다.
카르툼에 도착하면 제일먼저 놀라는게 엄청난 비닐봉지 쓰레기다.
우리가 동네 시장에 콩나물 사면 그거 싸주는 검은색 비닐봉지.
그런 비닐봉지로 거리를 "포장" 해놨다.
제발 카르툼만 그래라. 저 봉지들 사하락 사막에 가져가지 말아라...
카르툼의 시작은 아주 순조로웠다. 론리플래닛에 있는 호텔도 금방 찾고
그닥 깨끗하지는 않아도 아예 화장실이 방에 없어서 이상한 냄새는 안난다.
안타까운건 바퀴벌레가 워낙 큰것들이 많아서...
얼마나 크냐하면 자다가 발자국 소리가 들리다.
뚜루버벅, 뚜루버벅,... 바퀴벌레 발자국 소리다.
은행에서 환전도 하고, 맛있는 망고쥬스도 마시고, 밥도 먹고...
와디할파에서 외국인 등록을 했지만 카르툼에서 또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한다.
그 당시 경찰이 다른곳에서는 신고만 하고 별로도 비용이 드는 곳은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 동골라 경찰서에서 외국인 신고 할때 그냥 처리 되었고...
그런데 수도는 항상 각박하다.
카르툼 경찰서에 갔다. 몇시간을 찾아 헤메고, 또 몇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등록을 하려는데 돈 내란다.
나 : 왜?
경찰 : 489320ruwelfjweur023840$#@$%#$%!%
나 : 왜냐고?
경찰 : #@!$@#%#$%#$%#$@^#^#$
애고 답답해라...
옆에 보고 있던 수단계 영국인이 알려준다.
원래 카르툼에서는 수수료를 더 내는 거라고, 자기도 원래 수단 사람이지만 이해가 안간다고...
어쩌냐... 힘없는 외국인이... 수수료 냈다. 다행히 저렴하더라.
이제 이디오피아로 가야해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
론리플래닛에 있는 이디오피아 비자 받는데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다.
1. 자국 대사관 추천장.
2. 왕복 항공권.
3. 건강 증명서.
4. 재정 증명서.
5. 여권.
내가 가진건 5번 여권 뿐이다. -.-
추천장은 어케 받는다 해도 항공권, 건강/재정 증명은 어케하지? 갑갑하다.
일단 이디오피아 대사관에 가서 필요 서류를 물어 보기로 했다.
호텔 매니저한테 이디오피아 대사관 가는 버스 번호를 물어보고 갔다.
난 필요 서류만 확인하러 갔는데 영사 인터뷰를 기다리란다.
그래, 기다리자.... 그리고 혹시나 해서 신청서도 작성했다.
드뎌 내차레.
영사 : 어서 오세요.
나 : 안녕하세요. 이디오피아를 방문하려고 하는데요.
영사 : 무슨일로요?
나 : 지금 아프리카 여행중인데 육로로 남아공까지 가보고 싶어서요.
영사 : 좋군요. 신청서와 여권 주시고 오후 3시에 다시 오세요. 비자 수수료 25$는 그때 지불하세요.
나 : 고맙습니다.
얼떨결에 비자 받았다. 론리 플래닛 넘들은 대체 머하는 넘들이냐.
이렇게 쉬운걸 괜히 걱정했다.
그날 오후 3시에 여권과 비자를 받았다.
카르툼은 수도 답게 거의 모든 편의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대형 슈퍼마켓, 백화점, 식당 등등...
카르툼 시내를 꽤 여러곳 돌아 다녔는데 별로 기억 나는게 없다.
어디 가면 피라미드가 있다고 하던데(아마 동골라에서 몇시간 걸어야 할 곳이었다.)
외국인이 그런 유적을 방문하려면 돈내고 방문 허가증 받아야 한단다.
드러워서 안갔다.
수단 국민들은 정말로 착하고, 순박한데 정부는 아닌가 보다.
입국전에 수단에 대해서 들었던 그 위험함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다.
물론 내가 수단 전부를 돌아 다닌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을 만나 본것도 아니지만...
수단에서 뭐가 기억에 남느냐고 하면 그저 "착한 사람들" 이다.
이집트에서는 콜라 한병 사먹을때마다 사기 당하는것 아닌가 하면서 긴장을 했는데
수단은 그런 걱정 전혀 없이 너무나 편하게 여행했다.(마음이 편했다는 뜻이다. 몸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고, 모든 문자가 아랍어로 쓰여 있어서 간판도 읽기 힘든데도
여행을 하면서 어려운게 없었다.
말이 안통하면 내 손 붙잡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경우도 많았다.
버스터미널에가서 이디오피아 국경행 버스표 사고 드디어 내일 이디오피아로 향한다.
수단 여행을 마친 지금 생각해 보면 수단에서 나한테 거짓말을 한 사람은
입국 심사 받으면서 비자 만료 된다고, 수수료 내고 연장하라고 한 그 넘뿐이 없다.
국경은 어디나 각박한 곳이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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