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5일 화요일

수단 동골라에서의 휴식

2박 3일의 전쟁같은 여정을 마치고 겨우 동골라에 들어갔다.

더운 날씨, 건조한 기후 이지만
나일강변에 위치한 이 도시(동네)는 삶에 여유와 풍요가 보인다.

어쨋든 여행자는 이동하면 제일 먼저 숙소를 잡아야 하므로...
일단 론리 플래닛에 있는 저렴해 보이는 호텔을 찾아갔다.

방을 봤다. 방마다 침대 있고, 화장실 있고, 물론 샤워도 할 수 있는 방이다.
호텔 주인은 방이라고 우기는데 내가 보기엔 화장실에 침대 놓아둔 수준...
아무리 가난한 배낭여행자라고 해도 그렇게는 지내기 싫더라.

3일간 트럭에서 고생을 해서인지 이번 만큼은 좀 괜찮은 호텔에서 쉬고 싶었다.
동네 애들한테 손짓 발짓으로 물어 물어 찾아간 비교적 괜찮은 호텔.
이름이 기억 나지 않는다. 시설은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했다.
대충 1박에 10$ 내외 였던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호텔 방 잡고 씻고, 쉬고, 밥먹고...
한적한 동네 시장과 시내를 걸어 다니면서 지역 사람들의 시선집중도 받고...
그렇게 3일을 지내고 나니 몸이 좀 추스려 지는것 같고 이제 동골라에 별로 보고 싶은것도 없다.

떠나기전 버스표와 호텔비를 계산해 보니 수단 디나르가 모자란다.
환전하려고 은행엘 갔는데...
나 : 100$만 바꿔주세요.
은행원 : 이 은행은 환전 안해줘요. 다른데 가보세요.
다른 은행으로 간다.
나 : 100$만 바꿔주세요.
은행원 : 이 은행은 환전 안해줘요. 다른데 가보세요.

동골라에 은행 딱 2군데 있는데 어디서도 환전을 안해준다.
하는수 없이 호텔 매니저를 찾아가서
나 : 은행이 환전을 안해주는데 호텔비 달러로 줘도 될까?
매니저 : 안돼, 우린 외국돈 안받어.
나 : 그럼 어디서 환전해야되?
매니저 : 이 동네 은행은 환전 안되.
나 : 그럼 난 어떻게 해야되?
매니저 : 몰라...
환장한다.
호텔 로비에 앉아서 멍때리고 있는데 어느 백인 아주머니 2분이
랜드크루저에서 현지인 가이드와 같이 엄청난 사진 장비를 들고 내린다.

그 중 착해보이는 아주머니에게 다가가서
나 : 사정이 !@#@!$#$@#%@# 이런데요 혹시 수단 디나르 충분히 가지고 계시면 환전좀 해주세요.
아주머니 : 안됐군요. 얼마나 필요한데요? 저도 많이는 못해드릴거 같네요.
나 : 호텔비와 버스비해서 30$ 정도면 충분할것 같습니다.
아주머니 : 그 정도는 해드릴 수 있겠네요.
나 : 고맙습니다.

이렇게 30$환전해서 당당히 버스표 샀다.
버스는 다음날 오후 2시에 출발한다고...
나 : 이거 정말 버스야?
직원 : 응 버스야.
나 : 트럭 아니지?
직원 : 아냐, 버스 맞어.

다음날,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 사무실에 짐을 맞기고 또 돌아 다니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버스터미널에서 꽤 먼곳까지 걸어서 다녔는데
저만치서 어떤 사람들이 나를 보고 마구 달려온다.
머냐 저건? 혹시 도둑? 강도?
12시쯤 되었는데 버스 왔단다. 지금 갈거니까 빨리 오란다.
나 찾으려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네를 뒤지고 다녔단다...
감동이다. 근데 왜 버스가 지 멋데로 시간을 바꾸냐고...

수단을 여행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놀라는 경우가 많다.
정직함...
내가 다녀본 나라들 중에 이만큼 정직한 사람들을 본적이 없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때 가격이 얼마인지 미리 확인할 필요도 없고
거스름돈이 정확한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그냥 정직 그 자체다.
그리고 친절함...

수단을 여행하고 나면 수단 사람들을 사랑하게 된다.

버스를 탔다. 버스 맞다.
그리고 길도 좀 낡아서 그렇지 포장도로다.
그런데 버스도 낡아서... 모래바람이 버스안에 그대로 들어온다.
창문을 닫아도 소용없다. 짚신처럼 엮어놓은 버스같다.

그래도 겨우 4시간정도 달려서 카르툼에 도착...
와디할파에서 동골라까지 300km를 3일 동안 간거에 비하면
동골라에서 카르툼은 거의 광속이다. 거리도 더 먼데...

이렇게 수단의 수도 카르툼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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