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2일 화요일

만만치 않은 이디오피아 가는 길

카르툼에서 버스를 탔다.
한국산 중고 관광버스다. 엄청 좋다. 수단내 최고급 럭셔리 버스.

이 차 타면 바로 이디오피아 국경까지 가는줄 알았다.
도시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Al Qadarif 였던가...? 아랍어로 써있는 도시...

거기 갔더니 또 다른차로 갈아타고 국경 가야 한다.
갈아타는 곳이 어딜까? 버스에 내려 주변을 봤는데 전혀 차 갈아탈 만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

이때 다가오시는 착해보이는 수단 할아버지...
말이 안통한다.
내가 할수 있는 건 그냥 "이디오피아" 라는 단어...
나 : 이디오피아
할아버지 : ?????
나 : 이씨오피아
할아버지 : ?????
나 : 에티오피아
할아버지 : ?????
나 : 에씨오피아
할아버지 : ?????

이렇게 수십차례만에 센스있는 할아버지가 내 말을 알아 들으시고 나를 데려다 주셨다.

버스터미널 이라고 추정되는 곳에서 차가 어떤게 있는지 알아 봤는데... 또 트럭이다.

그 트럭 타고 또 밤새 국경까지 가는 거였다. 이제 트럭만 봐도 멀미가 날거 같은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걍 가자.. ㅠ.ㅠ

또 트럭에서 밤을 지새우고... 그나마 위안이 되는건 이디오피아 접경지대는

그다지 덥지 않고, 흙먼지도 많이 안나고, 길도 비포장이지만 평탄하다는 정도...

다음날 오전에 국경에 도착.

일단 수단 이미그레이션에 가서 출국 스탬프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어디지?
좀 그럴듯해 보이는 건물이 없다. 옆에 있던 꼬마가 손가락으로 집 하나를 가르키며
나를 데려간다.

허름한 가게 같은 곳이 수단 이미그레이션...
스탬프 받고 개천하나 건너니까 이디오피아 란다. 동네 사람들은 국경 무시하고
서로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편하게들 산다.

그래 국경이 이래야지... 왜 삼엄한 경비들 세우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 귀찮게 하냐고...

일단 이디오피아에 왔는데 이젠 이디오피아 이미그레이션이 안보인다.
수단쪽은 길가에 있었는데 이디오피아는 마을 안쪽으로 한참 들어가서 오두막집 안에 있다.
검사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그냥 지나가도 모를것 같다.

이디오피아 입국일자가 2006년 3월17일...

입국하고 곤도르 라는 도시로 가기 위해서 교통편을 알아본다.
일단 부근의 청년에게 물었다.
나 : 지금 몇시니?
청년 : 오후 3시.
나 : 내가 아침 10시에 수단에서 이리 왔는데 벌써 3시야?
청년 : 이디오피아는 시간이 달라.
나 : (걍 시간 맞추는거 포기한다.)

곤도르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는데 쉽지가 않다.
이디오피아는 수단과 또 다르다.
내 주변으로 동네 청년, 꼬마들 10여명이 따라 다니면서
자기가 교통편 알아봐 주겠다. 호텔 소개해 주겠다. 짐들어 주겠다.
난리 법석이다.

수단에서 풀어졌던 긴장을 다시 단단히 조여매야 했다.
겨우 찾아본 교통수단이 또 트럭. 눈물난다. 이넘의 아프리카에는 버스라는게 없는거냐?

그나마 다행히 이번엔 짐칸이 아니고 운전기사 옆자리이고 시간도 얼마 안걸린다.

이디오피아에 들어가면 어느 도시를 가건 외국인에게 뭔가를 바라는 젊은이들이 들어 붙는다.
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렇다는건 알지만 나도 퍽퍽하게 살기는 마찬가지라
그걸 다 챙겨주며 다닐 수 없는 처지다.
나중에는 아예 'No english' 를 입에 달고 살았다.
얘네들 영어 잘한다. 그리고 영어 못한다고 하면 비웃으면서 접근을 안한다.
말이 통해야 무슨 삥을 뜯어도 뜯을것 아닌가.... ^^
그리고 수단에서 못보던 소매치기 미수범도 여럿 잡고... 징헌넘들. 배낭여행자 지갑 털어서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하여간 곤도르 도착.
여기까지 오는 길이 너무 험해서(이틀 내내 트럭타고 왔다.) 좀 괜찮아 보이는 호텔을 찾았다.
넉넉한 더블룸이 20$정도 였던거 같다.
그 호텔에 방을 잡고 동네 구경을 한다.

수단에 있다가 이디오피아에 오면 입이 호강한다.
음식이 다양하고 맛있는게 너무 많아서 행복해진다.
스파게티 한그릇이 1달러 남짓... 싸다...고 생각했지만 이 나라 사람들 하루 일당이 1달러가
안된다는거 보면 결코 싼게 아니다.

이렇게 이디오피아에서의 여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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