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랄리벨라의 지하 요새같은 유적속에서 행복하게 보냈다.
유적이 날 행복하게 해준건 아니고 그 동네의 꼬마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더 행복했었다.
그리고 랄리벨라 한쪽 구석에 토요일 이면 열리는 거대한 시장...
거기에 나온 사람들... 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랄리벨라가 꽤 넓은 동네인가 보다.
별걸 다 판다. 당나귀, 말, 염소 같은 가축을 끌고 와서 파는 사람들도 있고
저런걸 어디다 쓸까 하는 쓰레기 같은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파는 사람들도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건 자동차 폐타이어를 길게 잘라낸 밧줄로 엮어놓은 신발.
한국의 짚신과 비슷해 보이는데 재료가 짚이 아니라 자동차 타이어라는 거.
엄청 튼튼하겠지... 그리고 발도 많이 아프겠지...
얼마나 가진게 없으면 저런걸로 신발을 만들어서 신고 다녀야 하는 걸까.
악슘에서 울컥했던 그런 안타까움이 시장 여기저기서 베어 나온다.
기온도 쾌적하고(고원지대라 별로 안 덥다), 물도 풍부해 보이고, 땅도 좋아서 농사도 잘 될것 같은데 왜 이렇게 못사는 걸까...
1달러도 안되는 일당을 벌기 위해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디오피아를 떠난후에도 계속 눈에 밟혔다.
그리고 외국인에게 자존심도 없이 구걸하러 덤비는 젊은이 들을 보면서 화가 나고, 가슴이 아파서 안만나려고,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다녔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라는 둥... 그런 말은 하지 않겠다.
현재의 배부름(사실 배 부른것도 아니다.)보다 더 큰 배부름이 있는걸 몰라서 행복한 그런 행복... 하나도 안 부럽다.
수단에서도, 그전의 이집트에서도, 그전의 요르단과 시리아 에서도 이렇게 찢어지는 가난함은 보지 못했다. 내가 여행하면서 보아온 사람들 중에 가장 가난 했던 곳...
동네 아이들한테 외국 동전 모으는 경쟁이 있었던거 같다.
아이들이 서로 자기의 동전을 보여 주면서 나에게 한국 동전이 있으면 달라고 조른다.
한국동전... 당연히 없다.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그동안 다녔던 나라들에서 조금씩 남았던 동전을 꺼내서 나눠주고...
이 넘들이 동전을 받으면서도 크기가 작거나 모양이 너무 평범하면 별로 고마워 하지 않는다.
많이 모은 아이들은 정말 별의 별 나라 동전을 다 가지고 있었다. 이 산골짜기에서 재주도 좋다...
아디스아바바로 가기 위해서 버스표를 사러 갔는데 지금 비로 길이 쓸려내려가서 버스가 끊어 졌단다. 언제 가냐니까 내일 다시 와보라는 말만...
어짜피 한번에 아디스아바바로 가지는 못할거라... 그냥 여유있게 버스 다닐때 까지 기다리다가 버스표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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